저가 커피도 이제 끝났다...메가커피·빽다방 가격 줄인상 "팔수록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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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커피 업계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가성비를 경쟁력으로 무기로 내세웠는데, 더 이상 ‘물가 압력’을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저가커피 업계 1위인 메가커피는 6월 7일부터 일부 메뉴 가격을 200~300원씩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카페라떼는 2700원에서 2900원으로, 유자차·레몬차·자몽차는 3000원에서 3300원으로 비싸졌습니다. 대표 메뉴인 아메리카노(1500원)는 가격을 동결했습니다.

메가커피는 “매년 오르는 임차료·인건비·원부재료비·물류비 등의 비용 증가로 가맹점과 협력사 부담이 커지게 돼 부득이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공지했습니다.

 
메가커피 가격 인상 공지문./사진 =메가커피 홈페이지 캡처
메가커피 가격 인상 공지문./사진 =메가커피 홈페이지 캡처

저가 커피의 상징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표 메뉴인 '아메리카노'의 가격은 크게 변동이 없는 상황인데 그 부담은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에게 돌아오고 있습니다.소비자 가격은 그대로지만 가맹본부에서 원두 출고가를 큰 폭으로 올리면서 마진이 크게 줄었습니다.

실제 메가커피의 경우 올해 들어 아메리카노 소비자 가격을 1500원으로 유지했지만 점주들에게 공급하는 원두 출고가는 약 22% 올렸습니다.

빽다방 가격 인상 공지문. / 사진 =빽다방 홈페이지
빽다방 가격 인상 공지문. / 사진 =빽다방 홈페이지

저가커피 브랜드들은 최근 들어 잇따라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다. 컴포즈커피는 지난달에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음료 11종의 값을 200~300원 인상했습니다.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빽다방은 지난 4월에 음료 22종과 디저트 6종 가격을 200~500원 올렸습니다. 같은 달에 더리터도 커피 메뉴 가격을 300원씩 인상해 아메리카노(ML사이즈)가 1500원에서 1800원으로 올랐습니다. 지난 2월에는 매머드커피가 일부 커피 제품의 값을 200~300원 인상했습니다.

 

편의점의 ‘1000원 커피’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편의점들은 지난달부터 자체브랜드(PB)로 운영하는 원두커피 가격을 일제히 올렸습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CU의 ‘겟커피’ 가격은 1000원에서 1300원으로, 이마트24의 ‘이프레쏘’는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됐습니다.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는 아이스 커피 값을 100~300원씩 올렸습니다.

딜레마에 빠진 ‘저가 커피’…원자재값 인상에 팔수록 손해

저가 커피 업체들이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저가 커피가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출혈성 경쟁이 심해진데다 원자재값이 폭등하면서 팔수록 손해인 구조가 계속되서입니다.

2022년 6월 21일 국세청이 발표한 생활업종 월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커피음료점 등록업체는 7만7543개로 1년새 1만1000개 늘었습니다. 이는 전국 편의점 등록업체(약 4만6937개) 수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입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초기 창업비용이 적게 드는 저가 커피의 확장세가 두드러집니다.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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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나날이 치솟은 원부자재값에 내부적으로는 고심이 깊입니다. 아라비카 원두의 국제 가격은 2020년 파운드당 113센트에서 지난해 12월에 230센트로 103.5% 뛰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물류비 급등도 부담을 더합니다. 설상가상 과일 가격도 무섭게 치솟고 있습니다.

서울시 중구에서 한 저가 커피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 A씨는 "본사의 여름 시즌 지침에 따라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수박쥬스 등 과일 메뉴를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요새 가격이 폭등해 팔아봐야 남는 게 없고 오히려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라며 "보통 때라면 여름이 한창 극성수기라서 가장 매출이 많이 오를 것으로 기대될 때지만 벌써 폐업 고민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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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저가 커피 매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출혈성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며 "브랜드도 늘고 매장 갯수도 많아지면서 차별성·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 사업 성장이 더딘 상황이고 가맹점주들의 애로사항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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