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그 반지하였다" 일가족 3명 참변...BBC 보도에 모두 오열했다

 
영화 기생충, 연합뉴스

2022년 8월 8일부터 서울·수도권에 쏟아진 폭우로 최소 8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BBC의 한 보도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간밤 수도권에 쏟아진 폭우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살던 발달장애 일가족이 침수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0시26분 신림동 한 다세대 주택 반지하에서 여성 A씨(47)와 그의 언니 B씨(48), 그리고 A씨의 10대 딸(13)이 사망한 채 순차적으로 발견됐습니다.

 
지난 8일 오후 9시 7분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빌라 반지하에 폭우로 침수된 일가족 3명이 갇혀 신고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사진은 사고가 난 집 주변. / 연합뉴스

A씨는 전날 지인에게 침수 신고를 해달라고 요청했고, 지인이 전날 오후 9시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출동한 경찰은 주택 내에 폭우로 물이 많이 들어차 있어 배수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소방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으나, 배수 작업 이후 이들 가족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습니다. 가족의 시신은 자정 이후부터 차례로 발견돼 장례식장으로 이송됐습니다.

이들은 자매의 모친과 함께 4명이 거주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모친은 병원 진료 때문에 사고 당시 집을 비웠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에 따르면 사고가 난 빌라 바로 앞 싱크홀이 발생해 물이 급격하게 흘러들었고, 일가족이 고립돼 구조되지 못했다./ 연합뉴스

언니 B씨는 발달장애가 있었다고 인근 주민들이 전했습니다. 한 주민은 “전날 주민들이 방범창을 뜯어내고 이들을 구하려고 사투를 벌였지만 물이 몇 초 만에 차올랐다”고 연합뉴스에 말했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침수된 집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익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집 앞 길에서 발생한 싱크홀로 인해 빗물이 급격하게 집안에 흘러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BBC는 해당 참사에 대해 침수된 건물에서 사망한 40대 자매 2명과 13세 어린이 1명 소식을 전하면서 "오스카상을 받은 한국 영화 ‘기생충’에 나와 유명해진 거리 아래에 위치한 아파트 ‘반지하(banjiha)’에 살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화 '기생충' 스틸컷

영화 기생충에서 폭우는 박 사장네 가족에겐 그저 캠핑이 취소되는 소소한 일, 살짝 짜증나는 일 정도에 불과하지만, 기택네에겐 하수도가 역류하고 누전이 되며 집이 전부 잠기는 생계의 위협이 되어버립니다. 

심지어 다음 날, 마당에 설치해놓은 미제 인디언 텐트는 아이의 장난감에 불과한데도 물 한 방울 안 들어오고 뽀송뽀송하며, 연교는 "비가 와서 미세먼지도 없고 날씨 좋다" 며 맑은 환경을 즐기고 고급 의류를 고르며 음식을 가득 깔아두며 파티를 준비하는 장면에서 다시 강조됩니다. 상류층에게는 단지 잠깐 지나가는 해프닝이었고 날씨를 맑게 해줘서 오히려 좋은 요소였던 것이, 하류층에게는 삶의 터전이 파탄나버리는 재앙이 된 것입니다.

 영화 '기생충' 스틸컷

 

또한 연교는 폭우 때문에 충숙이나 기택의 집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지 걱정하지 않는데, 이는 박 사장네 가족을 비롯한 상류층이 서민들의 삶에 관심이 없거나 아예 알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폭우가 와도 걱정 없이 안전한 곳에서만 살다 보니, 비가 많이 오면 집이 침수될 수도 있다는 상황 자체를 아예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것.

그리고 물은 (클라이맥스의 비이성적 복수에 비하면) 정당한 응징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동네가 물에 잠긴 것을 보고 급하게 달려가던 기택 가족은, 이웃 주민이 퍼내는 오수 섞인 물을 여러 번 맞습니다. 중반부 노상방뇨하던 취객을 물로 응징한 것과 생각하면, 기택 가족은 그동안의 기만 행위를 응징당하는 것입니다. 또한 지위가 올라갔다던 그들의 뿌리는, 여전히 취객과 같은 반지하에 묶여 있습니다.

봉준호의 과거 인터뷰까지 재조명...

해당 소식에 봉준호의 과거 인터뷰도 재조명 되고 있습니다.

봉준호는 기생충 국내 언론 시사회에서 "굳이 양극화, 경제 사회적인 이야기를 결부시키지 않아도 가난한 자와 부자들의 이야기를 넓게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힌바 있습니다. 이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라는 건 영화 그 자체”라며, “영화를 통해서 부자와 가난한 자들을 학술적으로 분석한 것이 아니다. 인간의 모습을 투영해서 보여주는 것이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은, 서로간의 예의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인간 존엄에 대한 문제들을 건든다고 생각한다. 기생, 공생과 상생이 거기서 갈라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전했습니다.

봉준호는 〈기생충〉에 대해 “출발 자체가 가족이다. 기묘한 인연으로 얽히는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면 어떨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기본적인 삶을 이루는 단위이자 삶의 형편에 따라 다 형태가 다르다. 우리 삶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에서부터 밀접한 우리 삶의 이야기를 다루자 싶었다. 둘 다 부자와 가난한 자 이야기지만 좀더 현실적이고 우리 삶에 밀접한 이야기를 다뤄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답답하다.. 이 좋은 세상에.. 반지하 보다도 못한 지하실 에서 생을 마감하다니" ," 뉴스보니 요즘 반지하도 아니고 그정도면 완전 지하던데ㅠㅠ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진짜 영화 기생충 같다.. 너무 안타깝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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