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 열풍 외국 여성 방문 증가
상상과 다른 한국 남자의 모습에 충격
희망의 끊을 놓지 못하는 외국 여성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YTN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YTN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문화가 열풍인 가운데, K-드라마 속 주인공의 모습에 반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여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만난 한국 남자들은 이들의 환상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씁쓸한 외신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CNN에서 한국 남자와의 달콤한 로맨스를 꿈꾸며 한국으로 왔지만, 크게 실망하고 말았다는 서양 여자들에 대해 보도됐습니다. 미국 블루밍턴의 인디애나대학교에서 한국의 성별과 인종 정치학 박사 후 과정을 밟고 있는 이민주 연구원의 조사 결과가 그 근거가 되었습니다.

 

사진 = 사랑의 불시착, 도깨비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사진 = 사랑의 불시착, 도깨비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기존의 2005년 여성 관광객의 수는 230만명이었으나,  K-드라마 열풍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2019년에는 1000만 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05년 290만명에서 2019년 670만명이 된 남성 관광객의 수와 비교했을 때 더욱 큰 차이로 보입니다.

이 연구원은 서울에 위치한 외국인 숙박업소에서 관광지를 둘러보는 대신 호스텔에서 한국의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20대 여자들의 특성을 발견했습니다. 8개의 숙소를 방문, 123명의 여자를 인터뷰한 결과로 이들은 주로 북미와 유럽 출신으로 낮에는 숙소에서 한국 드라마 등을 시청하다가 해가 지면 외출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경향을 ‘넷플릭스 효과’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로 방영된 ‘사랑의 불시착’, ‘도깨비’, ‘킹덤’, ‘지옥’ 등 한국 드라마를 보고 남자 주인공의 잘생긴 얼굴과 아름다운 몸매에 매료된 이들이 사랑을 찾아 한국을 찾았다는 것입니다. 또한 한국 남자와 외국인 여자가 ‘국제커플’로서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브 채널의 인기 또한 여성 관광객 증가의 요인으로 보았습니다.

 

드라마와 다른 "한국 남자 보고 실망했다.."

사진 = 빈지노 인스타그램 캡처, 샤샤와 제이 유튜브 캡처
사진 = 빈지노 인스타그램 캡처, 샤샤와 제이 유튜브 캡처

이 연구원은 “성관계 위주의 데이트 문화가 강조되는 서양과 달리, 이들은 낭만적이고 인내심 강하며 예의 바른 드라마 속 한국 남자의 모습에 반했다”며 “인터뷰에 응한 서양인 여성 관광객들은 한국 남자들이 교양 있고 낭만적이며, 다정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K-POP과 한국 TV쇼에 대한 관심이 많아 지난해 부산으로 온 모로코 출신 학생 미나(20)는 “TV에서 본 한국 남자들은 잘생기고, 여자를 보호해주는 부유한 남자로 묘사돼 존경스러웠다”면서 “하지만 밤거리에서 자기 몸을 더듬고 가볍게 대하는 한국 남자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한국 남자도 똑같은 남자고, 분들은 세계 어디서나 비슷한 것 같다”며 “이후로는 한국 TV 쇼에 대한 흥미를 잃었고, 더는 한국 남자과 만나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미국 워싱턴 출신의 영어 교사 콴드라 무어(27)도 2017년 서울에 와서 데이트 앱과 나이트클럽 등에서 여러 한국 남자를 만나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녀는 ‘아프리카로 돌아가라’ 등 인종차별적 발언을 듣고, “많은 한국 남자들이 오로지 성관계에만 관심이 있어 보이는 등 외국인 여자를 상대적으로 더 가볍게 대하는 것으로 보였다”며 자신이 겪었던 좋지 않은 경험들을 말했습니다.

이민주 연구원은 한국 내 외국인 여자들의 입지가 작은 만큼, 일부 남자들이 더욱 무례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그(여성 관광객)들은 이상적인 관계가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CNN은 이상적인 남자를 찾지 못한 것을 본인의 탓으로 돌리는 외국인 여자들을 이야기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에 매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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