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한화 재벌가들이 기업 경영을 뒤로하고 취미에 빠져 살고 있는 모습들이 재조명되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재벌 3세들은 어떤 스포츠 취미를 가졌을까요? 보통 골프, 테니스를 떠올릴 것입니다. 이 역시 비용이 많이 드는 엘리트 스포츠이지만 가장 비싼 스포츠를 즐긴다고 합니다. 바로 ‘승마’입니다. 최고급 명품으로 유명한 에르메스도 승마용품에서 시작한 브랜드인 만큼 승마는 귀족 스포츠로 알려져 있는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익 KCC 사장 등이 승마를 즐겼다고 합니다. 

심신 건강을 위한 최상의 스포츠 ‘승마’

출처=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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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타고 부리는 기수는 앉음새와 다리, 손을 교묘하게 놀려 자기의 뜻을 말에게 전달하고, 말은 그것을 알아차려 여러 가지 동작을 합니다. 승마는 기수가 잡고 있는 고삐의 작용과 다리의 조절이 중요하며, 말에 기수의 체중을 가한 뒤 말의 추진력을 이용하여 인마(人馬) 일체의 리드미컬한 평형 운동을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보통 승마를 잘 한다고 하면 '말을 잘 탄다'라고 막연하게 떠올리기 쉬운데, 승마는 살아있는 생물을 타는 것이므로 말과 교감을 잘하는 것 또한 중요한 능력으로 손꼽힙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타던 말이 부상을 당하면 올림픽 같은 큰 대회일지라도 출전하지 못합니다. 그러한 까닭으로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기수들은 자신과 교감이 잘 되는 자신의 말을 매우 아끼는 편입니다. 

승마는 승부에 막강한 영향을 끼치는 말의 엄청난 가격 때문에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스포츠입니다. 말 한 필을 사려면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말을 돌볼 공간과 인력, 넓은 승마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하는 스포츠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류층만 즐기는 귀족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승마 은메달리스트, 삼성 이재용 회장의 승마 사랑

 

우리나라 대표 그룹 삼성의 이재용 회장이 승마를 즐겼습니다. 그는 연세대학교 재학 시절 승마 국가대표를 지냈을 정도로 승마에 재능을 보였습니다. 1989년 과천에서 열린 제 2회 아시아 승마선수권대회에서 장애물 마장마술 단체전 은메달을 땄습니다. 이듬해인 1990년 과천승마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국제 마장마술대회'의 프릭스세인트조지 경기과목에서 단체전에 출전 ‘선웨이’라는 말을 타고 금메달을 따기도 했습니다.

이 당시 승마로 치면 대한민국에 15위권 안에 들었을 정도로 실력이 좋았다고 합니다. 승마선수로 활발히 활동했던 이 회장은 여러 차례 낙마 사고로 허리를 다쳤고, 1991년 11월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아 병역 면제(5급)를 받으면서 승마선수 생활을 접었습니다. 

한편 이재용 회장이 최근 10월 27일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2년간 비어 있던 회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1991년 부장 직급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 회장은 2012년 부회장 승진 이후 10년 만에 ‘부’(副)자를 떼고 ‘이재용의 삼성’ 시대를 공식화했습니다. 글로벌 경영 환경 악화로 삼성전자의 매출도 크게 위축된 가운데 이 회장의 책임경영 강화로 위기를 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한화 3남 김동선, '갑옷처럼 단단한' 말에 반해 6세 때 승마 시작

출처=한국증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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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 외에도 본격적으로 승마에 빠진 재벌 3세가 있습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는 아예 승마 선수 출신입니다. 김동선 전무는 초등학교 시절 승마에 입문해 중학교 시절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절 2006 도하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 획득을 시작으로 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2014년과 2016년에는 3대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 캉 세계선수권대회, 리옹 월드컵파이널, 리우 올림픽에 한국인 최초로 진출했습니다. 그의 주종목은 마장마술인데, 마장마술은 가로 60m, 세로 20m 마장에서 얼마나 정확하고 아름답게 말을 움직이는지 평가합니다.

마장마술 종목은 말을 다루는 기술과 기수의 자세가 중요합니다. 남들보다 빨리 달려야 하는 일반적인 경주와 다릅니다. 그래서 고강도 훈련으로 말을 혹사하기보다 말과의 교감이 중요합니다. 마장마술 종목에서는 국내에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여서 병역특례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김 전무는 현재 그룹 경영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승마 생활에 열정적입니다. 그는 2021년 8월 도쿄 올림픽을 마친 후 소셜미디어에 “다음 올림픽에서는 더 잘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2024 파리 올림픽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의 SNS는 온통 자신의 말과 함께 찍은 사진과 연습 영상으로 도배돼 있습니다.

출처=아시아경제
출처=아시아경제

 

한편 한화그룹은 최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며 회사 규모를 더 키우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새 주인을 찾던 국내 3대 조선사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을 2조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키더니 보험사 피플라이프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 유력 후보로까지 떠올랐습니다. 

이런 공격적인 M&A를 놓고 재계는 김승연 회장이 3명의 아들에게 한화그룹을 부문별로 승계하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겐 에너지와 방산·화학이란 한화그룹 핵심 사업군을,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에게는 한화생명 등 금융 부문을, 삼남 김동선 상무에겐 호텔·리조트·유통 부문을 넘겨줄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3세들의 경영 승계를 위해 계열사를 정리하는 사업 구조 재편을 진행 중입니다.

재벌가의 자녀들이 일찍부터 승마라는 스포츠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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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재벌가의 자녀들이 일찍부터 승마라는 스포츠에 관심을 갖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수일 박수일승마아카데미 원장은 “승마는 자세를 바르게 교정해 주고 소화기관과 장 기능도 향상시켜 주며 여성은 생리 불순과 변비를 고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전신을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이기 때문에 운동 효과가 뛰어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승마의 효능은 따로 있습니다. 박 원장은 “승마는 ‘보여주는 스포츠’”라고 말했습니다. “승마를 통해 발표력과 의사 전달력 등을 익히고 그에 따라 ‘리더십’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말과 교감하는 동시에 힘겨루기도 필요하기 때문에 아무리 소심했던 아이라도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 ‘힘’을 갖게 되며 동물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람을 대하는 법도 배우게 됩니다.

승마는 골프와 자주 비교됩니다. 2014 아시안 게임 승마 종목에서 개인 마장마술 금메달을 딴 황영식 선수는 “20~30년 전만 해주셔도 골프 역시 귀족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했다”고 입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골프가 점차 대중화된 이유 중 하나로 그는 ‘스폰서’를 들며 “골프 선수들에게 스폰서가 존재했기 때문에 돈이 많지 않은 선수도 비싼 장비 구입과 해외 투어가 가능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덕분에 계속 언론을 타고 일반인에게도 많이 알려졌고 단지 취미로 골프를 즐긴다면 그 정도의 지출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점차 퍼져 나간 것입니다. 황 선수는 “선수가 아니라면 골프 필드에 나가는 것보다 승마가 더 저렴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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