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멀었어”...손웅정, 한국 유소년 축구 지도자에게 공개적으로 날린 일침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대한민국 에이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한국 유소년 축구에 일침을 가하자 많은 이들의 눈과 귀가 그에게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내가 삼류선수였기에”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한국 최고 선수인 손흥민의 아버지이자 스승인 손웅정 감독의 예능 출연은 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끈 바, 좀처럼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던 손 감독은 2022년 12월 14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습니다.

"재석이 형과 세호 형을 보러 왔다"라며 유쾌한 모습을 보인 손웅정 감독은 "제가 아무 이유 없이 화내고 무서운 건 아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SBS
SBS

프로 축구 선수 출신인 손웅정 감독은 본인의 현역 시절에 대해 "삼류 선수였다"라며 겸손함을 드러냈습니다.

젊었을 때부터 축구의 열정이 남달랐던 손웅정 감독은 왼발을 잘 사용하고 싶어 오른쪽 축구화에 압정을 꽂고 연습했던 일화를 전해 현장에 놀라움을 안겼습니다.

그러나 손 감독의 열정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인해 오래가지 못했고 그는 결국 28살의 이른 나이에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고 전했습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이어 손웅정 감독은 자신은 삼류선수였기에, 선수 시절 연습하며 실패했던 것을 바탕 삼아 아들 손흥민을 다른 방식으로 훈련시킬 수 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손웅정 감독은 특히 손흥민이 양발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도록 모든 행동을 왼발부터 하도록 적응시켰다며 "결과를 바꾸려면 원인을 바꿔야 하니까, 제가 했던 대로 하면 저 같은 선수밖에 안 되니까"라고 설명했습니다.

손 감독은 "(아들 손흥민도) 저의 방식에 따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초3부터 중3까지 6년 간, 매일 6시간씩 기본기 훈련만 했다"라면서 "누가 경찰에 신고한 적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tvN '손세이셔널'
tvN '손세이셔널'

특히 손 감독은 아들 손흥민이 그동안 수많은 골을 넣어 ‘손흥민 존(zone)’이라 불리는 위치도 자신이 선수 시절에 얻은 아이디어였다고 전했습니다.

손 감독은 현역 시절 왼발 감아차기로 골대를 맞추는 경험을 했고 그 기억을 잊지 못해 손흥민과 함께 감아차기 존에서 수많은 연습을 시켰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국 유소년 축구에 일침

tvN '손세이셔널'
tvN '손세이셔널'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 손흥민을 키워낸 스승이자 현재도 어린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손웅정 감독은 이날 ‘성적주의’에 빠진 유소년 지도자들을 향해 작심 발언을 날려 화제가 되었습니다.

현재 강원도 춘천에서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제자들을 양성하고 있는 손웅정 감독은 축구 꿈나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기본기’라고 강조하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습니다.

손웅정 감독은 "축구인들이 보면 날 손가락질 하겠지만 기본기를 해야 하는 애들을 데리고 기본기는 무시하고 경기를 한다"라며 "경기만 하면 좋은데 성적을 내게 한다. 그게 누굴 위한 성적이냐. 잘못된 거다"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SBS
SBS

손 감독은 "애들이 어려서 혹사당해서 프로에 진입해야 될 나이에는 수술대에 오르는 문제가 생긴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그는 "흥민이도 슈팅 연습한 게 18세 이후다. 어린애들은 관절과 근육이 여려서 공을 멀리 강하게 때리는 건 안 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축구를 시작하는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싶다. 멀리 보지 않으면 가까이에 근심이 있다. 내 자식이 축구를 하는데 멀리 보지 않을 수 없다"라며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습니다.

책 한 권에서만 50회 이상 강조한 것

MBC
MBC

어린 아이들에게 중요한 기본만 가르쳐도 모자란 상황에서 본인의 성적을 위해 어린 선수들이 불필요하게 혹사당하고 이용당하는 부분에 대해 꼬집어서 비판한 것, 실제로 손웅정 감독이 쓴 책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에서는 '기본'이라는 말이 50여 차례 이상 등장했습니다.

해당 서적에서 손웅정 감독은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자신이 육상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를 설명하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훈련에 나갔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그때 나는 비로소 천둥벌거숭이처럼 그냥 뛰고 노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친구들과 놀 때 하는 달리기와 육상에서 하는 달리기는 달랐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손 감독은 "어떻게 해야 달리는 힘을 얻을 수 있는지, 속도를 붙이는 데 그 힘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몸으로 익힐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 그렇게 익힌 육상 스프린트는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스피드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라고 적었습니다.

이 책에서도 손웅정 감독은 성적과 타이틀을 얻으려는 욕심으로 기본기도 쌓지 않은 채 어린 선수들을 경기에 내보내는 지도자와 학부모가 있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SBS
SBS

손웅정 감독은 "기본기라는 건 3~4년 해서 될 게 아닌데 요즘 보면 6개월 정도 운동하고 기본기를 마쳤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라면서 "나로서는 이해할 수도, 가능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본이 중요한 것은 어린 선수들이 더 나은 기술을 익히기 위한 중간 과정이기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기본기의 진가는 드러난다"라고 말했습니다.

tvN '손세이셔널'
tvN '손세이셔널'

손 감독은 "나는 체험을 통해 이십 대 초반의 왕성한 에너지가 고갈되면 이십 대 후반부터 선수의 기량은, 전적으로 어릴 때 쌓은 기본기에 달려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라며 "내가 경험하고 뼈저리게 느낀 것이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쉽게 넣을 수 있는 골을 넣지 못하거나 골대 앞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는 것은 기본기 부족에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라고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손웅정 감독은 이 책을 통해 "흥민이의 기본기를 채우기 위해 7년의 시간이 걸렸다. 365일 쉬지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유소년 축구에 대한 각별한 애정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한편 1962년생으로 올해 나이 61세인 손웅정 감독은 "나는 측면 공격수로 뛰는 프로 선수였지만, 선수 한 명 제낄 발기술이나 개인기가 전혀 없었다. 나 자신에게 굉장히 부끄럽고 후회가 됐다. 그렇기에 흥민이에게는 기본적으로 공을 다룰 수 있을 때까지 기본기만 가르쳤다"라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28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은퇴한 후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던 손웅정 감독은 월드컵 및 분데스리가 축구 영상 등을 보며 개인적으로 연구를 거듭하여 현재 축구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트위터

춘천 공지천에 있는 춘천 유소년 FC 감독을 맡아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해 온 손 감독은 자신의 이름을 딴 'SON 축구 아카데미' 를 설립하여 지도자로서 유소년 축구 선수들을 직접 키워내면서 지도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손웅정 감독의 축구 철학은 그가 언급해 온 일화에서 볼 수 있듯이 "유소년 시절에는 기본기를 갈고 닦아야 한다", 아들 손흥민이 유명해진 이후에는 소문을 듣고 독일과 영국의 에이전트 및 스카우트들이 그의 유소년 클럽을 직접 찾아왔다고 알려졌습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더하여 손웅정 감독의 축구 아카데미에는 축구 외에도 영어 교육과 인성 교육, 독서토론 등도 진행하고 있는 것이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종사자는 "기존의 운동부들은 폐쇄적인 엘리트 체육 코스에 치중해서 학생들이 폭력에 시달리거나 정규 학습 능력 및 인성 교육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았는데 SON 축구 아카데미는 이 부분을 보완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평소에도 유소년 축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는 손웅정 감독은 2022년 7월 12일 강원도교육감 신경호와의 만남에서 "현재 아카데미 출신 3명이 독일에 가 있다. 올해와 내년에도 출국 예정인 아이들이 있다"라며 아카데미의 근황을 전했습니다.

저작권자 © 살구뉴스 - 세상을 변화시키는 감동적인 목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