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기분 좋지않지만"...교체 4분만에 골넣은 손흥민, 뒤돌자 보인 한국팬에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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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이 교체로 들어가 리그 6경기 만에 득점포를 쏘아올렸습니다. 그러자 태극기의 물결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이기도 한 손흥민을 따스히 감쌌습니다.

토트넘은 20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시30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손흥민의 득점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습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23경기·승점 41)를 제치고 리그 4위로 올라선 토트넘(24경기·승점 42)이었습니다.

손흥민은 이날 후반 22분 히샬리송과 교체 투입돼 27분을 소화했으며 후반 27분에는 득점까지 기록했습니다. 리그 6경기만의 득점이었습니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18일 레스터 시티와의 리그 8라운드 홈경기 이후 처음으로 이날 리그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습니다. 당시 레스터전에서는 교체로 나와 해트트릭을 기록한 바 있는 손흥민입니다.

한편 이날도 손흥민을 응원하기 위해 많은 한국 팬들이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손흥민이 벤치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실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손흥민은 팬들이 낙담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후반 22분 히샬리송과 교체투입된 손흥민은 머지않아 득점을 터뜨렸습니다. 후반 27분 후방에서 넘어온 공을 해리 케인이 수비 경합에서 이기고 따낸 후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오른발 침투패스를 찔렀습니다. 

손흥민이 이를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리그 5호골, EPL 통산 98호골을 터뜨렸습니다. '손-케 듀오'의 45번째 합작 골이기도 했습니다. 손흥민의 골로 2-0을 만든 토트넘은 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 승리를 따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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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손흥민이 향한 곳은 한국 팬들이 다수 포진한 응원석이었습니다. 손흥민이 다가가자 수많은 팬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그를 맞이했고 손흥민도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마치 한국에서 A매치를 치르고 '대표팀 주장' 손흥민을 반기는 듯한 팬들의 '태극기 물결'이 머나먼 북런던에서 장관을 이뤘습니다.
 

손흥민 "벤치 기분 좋지는 않지만 경기보며 플레이 생각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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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난 후 믹스트존에서 손흥민을 만났습니다. 그는 "케인의 패스가 좋았다. 그리고 터치도 좋았다"면서 골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팬분들을 만족시켜드리기 위해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손흥민과의 일문일답

-멋진 골을 넣었어요. 골 상황을 좀 더 설명해준다면요?

▶설명할 게 있나요.(웃음) 사실. 공중볼을 경합하면서 이제 계속 좀 예측하고 있었어요. 케인 선수가 그 경합 상황에서 이겨주면서 좀 더 좋은 상황을 만들었어요. 케인 선수가 패스가 좋았는데요. 터치가 너무 좋았어서 터치가 골로 연결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그전에 있었던 패스를 제외한다면요. 그런 상황들을 만들어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사실 1-0은 안전한 스코어는 아니잖아요. 그 상황에 들어가서 팀을 도와주고 싶었는데요. 팀을 좀 도울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말한대로 골을 넣을 때 터치가 너무 좋았는데요

▶뛰고 있는데 그냥 발에 와서 맞은 거죠. 터치한 것보다 그만큼 패스가 좋았는데요. 사실 축구에서는 진짜 조그마한 시간으로 골이 결정되느냐 안되느냐가 결정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 터치, 그리고 패스가 골의 반 역할을 했다라고 생각을 하고요. 이런 상황들을 자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어요

▶사실 기분이 좋지 않죠. 어떤 선수가 됐든 경기에서 벤치 출발하는 거는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아요. 사실 그 상황 속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하면 제가 좋은 경기를 펼칠까 경기를 보면서 계속 생각도 했었던 것이 경기 뛰면서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것이 당연하게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교체로 들어가서 볼을 넣는 건 상당히 진짜 어려운 일이고요. 경기에서도 정말 몇 번 일어나지 않는 일인데요. 운이 좋게 선수들이 잘 만들어줘서 그런 상황들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최근 인터뷰에서 '팬분들과 감독님께 미안하다'고 했어요. 오늘 골과 승리로 그 미안함이 조금 경감됐을까요.

▶사실 골 하나로 이런 미안함과 감사한 마음이 변화가 된다면 정말 너무 간사하잖아요.

사실 매 시즌을 바라보고 매 시즌 동안 어떻게 제가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드릴까라는 것을 항상 궁금해하고 정말 즐기면서 선수 생활을 하는데요. 분명히 제가 부족하게 보여주고 있었던 모습들은 당연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이 바뀌지 않을 것 같고요. 제가 작년 시즌처럼 정말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모르겠지만 축구라는 건 분명히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쉬운 일도 아니기 때문에 저는 정말 제가 할 수 있는 위치에서 정말 최선을 다하고 팬분들도 즐겁게 해드리고요.

또 많은 팬분들이 오시잖아요. 한국 팬분들이 진짜 정말 많이 오시는데 이 팬분들을 어떻게 하면 제가 잘하는 모습보다는, 어떻게 하면 제가 그분들한테 좀 자랑스럽고, 또 어떻게 하면 같은 대한민국인이 또 이렇게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 또 응원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서로서로 힘이 날 수 있는 그런 활약을 하는 게 저한테는 어떻게 보면 또 중요하기 때문에요. 퍼포먼스는 저도 뭐 생각할 게 진짜 없는 건 아니니까 이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저는 지금 분명히 꿈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거고 꿈 같은 리그에서 뛰고 있는 거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분명히 다 이겨내야 되는 게 선수로서 해야 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좀 미안한 마음보다는, 죄송한 마음보다는 같이 함께 즐기고 좋아해 주고 행복한 날을 만드는 게 어떻게 보면 선수한테 선수로서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해당 인터뷰를 접한 누리꾼들은 "품위가 느껴진다 내가 널 좋아할수밖에..골 넣는 순간 나도 눈물 흘렸다" ,"잘했다 손흥민" ,"신사적으로 의사표현도 훌륭함" ,"케인이 패스 안해주면 해줄사람이 없네"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손흥민 역사에 한 발 더, 셰링엄 넘어 토트넘 EPL 득점 2위

 
AP 연합뉴스
AP 연합뉴스

손흥민의 이번 시즌 리그 5호골이자 프리미어리그 통산 98번째 득점입니다.

이 골로 손흥민은 '전설' 테디 셰링엄을 제치고 토트넘 소속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2위로 올라섰습니다. 리그 통산 254경기 만에 남긴 기록입니다. 손흥민이 넘어선 셰링엄은 90년대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 중 한 명이었습니다. 토트넘에서의 프리미어리그 기록은 236경기 97골입니다.

이제 손흥민 앞에 있는 토트넘 선수는 해리 케인(200골) 단 한 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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