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암 투병 중인데”...아빠 박주호 ‘은퇴’ 알게 된 딸 나은이의 한 마디...모두 오열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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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수원FC 박주호가 선수 생활을 마친 가운데 딸 나은이의 발언이 공개돼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잊지 못할 하루

K-LEA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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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의 은퇴 경기는 국내에서 몸 담았던 구단인 울산(2018~2020년)과 수원FC(2021~2023년)간의 경기로 박주호의 등번호 6번에 맞춘 2023년 6월 6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졌습니다.

경기 전 딸 나은, 아들 건후, 진우와 함께 입장한 박주호는 경기 전 진행된 은퇴식에서 삼남매와 함께 다정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날 박주호는 그간의 K리그 활약 영상을 보면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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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에서 수원FC서포터즈의 감사패와 울산 선수단의 기념액자를 선물로 받은 박주호는 관중들이 은퇴 기념 카드섹션을 펼치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박주호는 은퇴식에서 "지금까지 응원해주신 수많은 팬 분들께 감사드린다. 팬들의 많은 사랑과 관심 덕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축구선수로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수 있었다"라며 입을 열었습니다.

이어 박주호는 "축구선수로서의 삶은 여기서 마무리되지만, 앞으로도 팬분들의 사랑에 보답하며 살아가겠다"라고 은퇴 소감을 전했습니다.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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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수원FC 감독은 박주호를 선발로 전격 투입했고, 전반 6분에는 박주호의 등번호를 기념해 팬들이 60초 동안 박수를 치기도 했습니다.

박주호는 전반 14분 날카로운 크로스를 날리는 등 활약을 보였으나 후반 91분 교체되며 경기장을 떠났습니다.

박주호가 경기장을 나오는 순간 수원FC의 팬들은 기립박수로 그를 예우했고, 은퇴 경기에서도 박주호는 팀의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3-1로 역전패했습니다.

 

아팠던 아내, 슬퍼하던 아이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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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후 은퇴 기자회견에서 박주호는 "목표를 계속 세우고 도전해왔고, 후회하지 않는 성격이다"라며 운을 뗐습니다.

박주호는 "선수 때는 늘 나에게 60∼70점을 줬지만, 오늘만큼은 후회 없이 잘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100점을 주고 싶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어 그는 "경기에 계속 나갈 수 있는 몸 상태로 경기장 안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라고 털어놨습니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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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는 "작년부터 은퇴를 생각했지만 아팠던 아내 때문에 은퇴하는 것으로 비춰지기는 싫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러면서 "축구에 대한 열정과 앞으로 경기를 뛸 수 있을지 등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버겁다고 판단했다"라며 은퇴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K리그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묻자 2020년 울산 시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꼽은 박주호는 "수원FC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냐"라는 물음에 2021년 7월 25일 울산에 5-2로 대승을 거둔 경기를 언급했습니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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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는 "도르트문트(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팀 동료였던 카가와 신지(일본)가 연락했다"라며 "나와 나이가 비슷하고, 그 역시 은퇴를 앞둔 선수라는 점에서 허심탄회하게 은퇴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알렸습니다.

또 "카타르 월드컵 국가대표팀 코치를 지낸 세르지오 코치도 '축하한다, 좋은 기억이 많은 선수였다'고 말해줬다"라면서 고마움을 드러냈습니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박주호는 "아직 확실히 정해진 계획은 없다. 이번 달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스케줄을 정리하고,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라고 답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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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는 "나은이가 처음에는 슬퍼했다"라며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유명세를 얻은 나은, 건후 남매의 반응도 함께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박주호는 "나은이가 슬퍼하다가 '돈을 앞으로 어떻게 벌 거야?'라고 묻더라. 그리고 나서 '고생했다'라고 안아줬다. 다른 일 아빠가 해볼께라고 말했는데 '그래도 요리는 하지 말라'라고 했다"라며 웃어보였습니다.

건후의 반응에 대해서는 "건후는 요즘 축구에 빠져서 많이 슬퍼하고 '왜 그만두려고 하느냐'며 울음을 터뜨리려고 하길래 '대신 너와 축구하는 시간을 더 많이 보낼 수 있다'고 하자 좋아하더라"라고 전했습니다.

 

진심이 담긴 마지막 인사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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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박주호 아내 울산 팬들한테 울면서 절하고 감"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게재됐습니다.

사진에는 박주호의 은퇴 경기가 끝난 뒤, 수원FC 홈구장인 수원종합운동장 바닥에 엎드려 박주호의 친정팀인 울산현대 팬들에게 큰절을 올리는 아내 안나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 장면을 직접 목격한 구단의 한 관계자는 안나의 큰절이 이슈에 오르자 "어설픈 절이 아니었다. 누가 봐도 움직임 하나하나에서 정성을 발견할 수 있는, 그런 절이었다"라고 귀띔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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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날 경기 종료 이후 박주호가 그라운드 곳곳을 다니며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동안, 그라운드 한쪽에서 남편 박주호를 바라보고 있는 안나가 포착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마스크와 모자를 쓴 안나는 박주호가 관중들에게 인사를 할 때에는 곁에 없었지만, 멀리서 남편을 바라보며 박수를 보냈습니다.

박주호가 동료들에게 헹가래를 받을 때 지근 거리에 있던 안나는 박수를 치며 눈물을 애써 참았고, 관계자는 이 같은 안나의 행동을 두고 "자신이 곁에 있으면 남편과 동료 선수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일부러 멀리서 있었던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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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생으로 올해 나이 37세인 박주호는 스위스 FC 바젤에서 뛰던 당시 구단에서 통역사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9살 연하 안나를 처음 만났습니다.

한 매체는 두 사람의 만남과 관련해 "외국어에 능통했던 안나는 한국어를 조금 할 줄 안다는 이유로, 경기장에서 우연히 만난 박주호의 가족을 안내해 준 인연을 계기 삼아 박주호와 연인으로 발전했다"라고 전했습니다.

2018년 8월 19일 방송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박주호는 이와 관련해 "유럽 축구장 카페에 아내 안나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라며 직접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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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함께 등장한 안나는 "안녕하세요. 안나입니다. 이든과 아시엘 엄마입니다. 스위스 사람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박주호는 "제 동생이 안나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있어서 서로 알아봤고, 저하고도 친해지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박주호는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다 어느날 안나가 '우리는 친구 사이냐. 아니면 나를 여자로 느끼느냐'고 물어보더라"라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이어 "그 후 연인으로 발전했다. 그러다가 나은이가 갑작스럽게 생겨서 결혼하게 됐다"라고 비하인드를 밝혔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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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는 "나은이는 독일어, 영어를 사용한다"라면서 "한국 가족과 대화를 할 때는 한국어를 사용하고 외가와 통화를 할 때는 스페인어를 쓴다"라고 말문을 틔웠습니다.

안나는 "언어를 강요하진 않고 일상에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편"이라고 육아 스타일을 함께 공개했습니다.

안나는 특히 "내가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나서 스페인어를 할 수 있다. 나는 이탈리아어까지 6개 국어를 할 수 있다"라고 해 놀라움을 안겼습니다.

 

“모두 내 행복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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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딸 나은, 2017년 아들 건후를 품에 안은 두 사람은 2018년부터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육아 일상을 공개하며 큰 사랑을 받았고, 2020년 1월 13일 막내 아들 진우를 출산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2022년 11월에는 안나의 암 투병 사실이 알려져 많은 이들의 걱정을 자아냈습니다.

안나는 2022년 11월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병원에서 저를 챙겨주는 모든분들, 이분들이 있었기에 모든 것이 가능했다"라며 많은 의사, 간호사들의 이름을 함께 적었습니다.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안나는 "제가 특별히 표현을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분들이 제가 자신감을 가지고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영어로 된 장문의 글을 올렸습니다.

이어 안나는 "난 한 번도 길을 잃은 적이 없고, 당신은 모두 내 행복의 일부"라면서 "그리고 내가 소통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족을 계속 사랑해주는 당신에게 제가 침묵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안나는 또 "투병으로 인해 어쩌면 행복한 모습을 유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내가 틀렸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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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는 "난 너무 행복하다. 물론 나중에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라면서도 "지금까지 우리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라고 첨언했습니다.

안나는 "방사선 치료는 차치하고, 정신을 바짝 차리겠다. 날 살리고 계속 살아가게 하기 위해 열심히 일해 온 모든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라고 속마음을 토로했습니다.

"만약 당신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나쁜 세포들과 싸우고 있다면, 난 당신에게 사랑과 좋은 에너지를 보낸다"라고 적은 안나는 정확한 병명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화이팅 #asanmedicalcenter(의료센터) #cancerinstitute(암연구소)"라는 태그를 덧붙여 암투병 중임을 짐작케 했습니다.

유튜브 채널 '집에서 안나와'
유튜브 채널 '집에서 안나와'

이후 안나는 2023년 3월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집에서 안나와'에 영상을 게재해 암 투병 중인 근황을 공개해 시선을 모았습니다.

안나는 "모든 방사선 치료 세션을 마쳤고 지금은 회복된 느낌입니다! 그리고 날도 따뜻해지고 계획도 많이 세우네요~ 항상 건강하세요"라는 인사말과 함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브이로그 영상에는 피겨스케이팅 대회에 참가하는 딸 나은이를 위해 드레스를 직접 만들고 있는 안나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유튜브 채널 '집에서 안나와'
유튜브 채널 '집에서 안나와'

여전히 치료를 위해 암 통증 재활치료실을 찾은 안나는 "모두의 쾌유를 빈다"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영상 속 안나는 "수술과 휴식을 마치고 방사선치료를 앞두고 있다"라며 이전보다 건강해진 근황을 알렸습니다.

안나는 또 눈썹을 보여주면서 "눈썹과 속눈썹이 다시 자라고 있다"라고 기쁨을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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