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욕심’ 없다던 손흥민, 한 평생 은인에게...“그건 범죄죠” 결국 분노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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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거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과거 10년간 관계를 이어왔던 에이전트 아이씨엠스텔라코리아(구 '스포츠 유나이티드')와 벌인 법적 분쟁의 결과가 나와 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손흥민 ‘손’ 들어줬다

Football 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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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17부(부장 김성원)는 아이씨엠스텔라코리아 장기영 대표가 손앤풋볼리미티드를 상대로 낸 정산금 등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일부만 받아들였습니다.

재판부는 "2019년 광고 4건에 대한 정산금 2억 4,767만 원을 지급하라"라고 선고했습니다.

이는 장 대표 측이 청구한 정산금 8억 8,000만 원의 약 28%에 해당하는 금액이나 그가 청구한 손해배상금 18억 2천여만 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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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앤풋볼리미티드는 손흥민 선수의 부친 손웅정 감독이 운영하는 매니지먼트 회사로 2011년 6월 21일 설립됐습니다.

앞서 2019년 11월 손흥민은 "더는 신뢰 관계가 남아있지 않은 것 같다"라면서 아이씨엠 대표 장기영와 결별했습니다.

장기영 대표는 2008년 손흥민이 독일 함부르크에 갔을 때 부터 유학을 도우며 인연을 맺은 이후 통역과 생활 지원, 언론 대응 등을 도와주며 10여 년간 국내 활동을 대리했지만, 장 씨가 2019년 회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어떤 일 있었길래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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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영 대표는 2019년 6월 드라마 제작사·매니지먼트를 겸하는 ㈜앤유엔터테인먼트사와의 118억 원 규모 양도계약을 체결하며 자신의 회사를 팔기로 했고, 이는 양 측이 10년 넘는 관계를 정리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매각 소문이 돌 때부터 손흥민은 자신이 '엔터 업계'와 연관되는 데에 반대 의사를 밝혀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매각이 진행된 뒤 손흥민은 양도계약 체결 건을 한 달이 지나서야 알게 됐고, 장 대표에게 항의하며 "앤유와 어떠한 관계도 맺지 않겠다"라고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앤유엔터테인먼트
㈜앤유엔터테인먼트

이후에도 손흥민은 꾸준히 "엔터테인먼트사와 손흥민은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확실히 해달라"라고 요구했지만 장기영 대표는 이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한 매체는 "당시 장 대표는 손흥민이 거부할 경우 앤유와 어떠한 업무도 진행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미 앤유에게 대금을 받기로 한 상태였다"라고 전했습니다.

손흥민은 2019년 11월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본인의 이름 '손흥민'을 내세운 앤유의 기업 투자설명회에 대해서도 개최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손앤풋볼리미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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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장 대표에게 "나에 대한 어떠한 권한도 없다는 점을 공시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해 달라"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에 대한 어떠한 권한을 표명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라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앤유가 '손흥민'을 언급하며 투자설명회를 연 직후, 손흥민은 결국 당일 "저는 축구만 하면 되고, 돈 욕심 없다고, 하기 싫다고 분명히 계속 말씀드렸는데 11월에 무슨 설명회 자료에 제 얼굴이 들어가고 사업 진행 내용도 있더라"라며 '신뢰관계 훼손'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독점 에이전트 계약? “선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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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장 대표는 "독점 에이전트 계약을 토대로 적법하게 주식을 매도한 것이고, 부당한 계약 해지는 손흥민 측의 과실"이라며 손흥민의 전속 매니지먼트사인 손앤풋볼리미티드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습니다.

장 대표는 자신의 회사와 손흥민, 손앤풋볼리미티드 사이에 유효한 독점 에이전트 계약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정산되지 않은 광고 대금은 물론 일방적 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 배상까지 요구했습니다.

반면 손흥민 측은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라면서 "법인 매각 계약에 동의한 바도 없고, 관여할 권한도 없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유튜브 채널 'Tottenham Hotsp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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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우선 장 대표에게 손흥민의 '독점 에이전트 계약'이 있는지부터 따지기 시작해, 2008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외에서 손흥민이 광고 등 계약 체결을 할 때마다 금액의 10%를 장씨에게 지급하는 묵시적·암묵적 계약, 일종의 '혼합계약'이 존재했음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이런 '업무-보수지급' 형태 외, 장씨에게 손흥민의 광고체결 권한', '손흥민의 초상권 이용', 또는 '이용을 허락할 권한'은 없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앤유가 투자설명회에서 '손흥민', '토트넘' 등을 언급하며 홍보한 것도 권한 밖의 행동"이라고 봤습니다.

오랜 은인에게 보낸 메일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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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안의 구체적인 쟁점은 2019년 장기영 대표가 제시한 2018년 7월 작성된 독점 에이전트 계약서의 진위 여부였으며, 이에 대해 손흥민 측은 "한 번도 계약서를 따로 쓴 적이 없다"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2019년 11월 21일 손흥민은 이메일을 통해 "더 이상 이사님과 신뢰관계가 남아있지 않은 것 같다"라면서 장 대표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손흥민은 "올해 7월 쯤 물어봤을 때 아무것도 컨펌된 것 없고 안해도 된다고 하셨지 않나"라면서 "7월 말에 모여서 이야기할때도 제가 원하면 (계약) 안한다고 했다"라고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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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지금까지 계속, 제가 축구만 하면 된다고 돈 욕심 없다고, 하기 싫다고 분명히 계속 말씀드렸다"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아빠도 아무것도 모르고 계셨고, 엔터 쪽 일한다면 저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동의하셨을리도 없다"라고 부연했습니다.

이에 장 대표는 "계약서가 있다"라고 답신을 보냈고, 손흥민은 다음날인 2019년 11월 22일 "저는 제 손으로 그런 계약서에 사인을 한 적도 없고, 아빠도 에이전트 계약서에 사인을 한 적도 없는데 그럼 그거 범죄 아닌가"라고 반박에 나섰습니다.

전문가 감정, 재판부의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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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필적감정인이 계약서 서명을 감정한 결과는 엇갈리게 나왔습니다.

한 감정인은 "주저하거나 머뭇거리는 등 모방 필체의 특징이 없다"라고 보며 "손흥민의 서명이 진짜"라고 했고, 손웅정씨의 서명도 진짜라고 판별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감정인은 "서명의 1/3은 진짜와 유사하지만 나머지 2/3가 부자연스럽다"라며 손흥민의 서명을 가짜라고 보았습니다.

tvN '손세이셔널'
tvN '손세이셔널'

재판부는 필적 감정과 주변 증언 등을 종합해, "2012년부터 만들어진 손흥민의 서명을 따라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일부 있었다"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모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재판부는 "손웅정 씨의 서명은 형태가 단순해 서명의 동일성을 필적감정만으로 섣불리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독점에이전트 계약서가 진정하게 성립된 것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트위터_토트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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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또 "손흥민이 엔터사와의 관계가 계속될 경우 자신의 초상권이 상업광고에 과도하게 이용되거나 원하지 않은 연예활동 등에 관여될 수밖에 없다"라고 보았습니다.

이어 "축구선수로서 운동에 전념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기 충분했다"라면서 신뢰관계가 깨졌다고 판단했습니다.

2019년 "신뢰관계가 깨졌는데도 전속활동을 강제하는 건 인격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시한 대법원의 판결을 토대로, 전속계약 해지도 적법해 장 대표의 손해배상청구는 그대로 기각됐습니다.

방송에서도 소개한 인연

tvN '손세이셔널'
tvN '손세이셔널'

1992년생으로 올해 나이 32세인 손흥민은 2009년 U-17 국가대표팀을 거치고, 2010년 함부르크 SV와 4년 계약을 체결하며 역대 최고 수준의 초특급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해외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받았습니다.

2010년 10월 30일 만 18세에 치른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장식하면서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한 그는 이후 분데스리가 명문 구단 바이어 04 레버쿠젠이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을 경신하면서 영입을 하는 등,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차세대 에이스로서 전 세계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손흥민은 2015년 8월 28일 이적료 3,000만 유로(2,200만 파운드, 한화 약 408억 원)를 기록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홋스퍼 FC와 5년 계약을 확정 지었고 당시 아시아 출신 축구 선수 중에서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tvN '손세이셔널'
tvN '손세이셔널'

2019년 6월 21일 방송된 손흥민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tvN '손세이셔널'에서는 그의 조력자들이 모습을 드러낸 바, 이 회차에는 장기영 대표도 등장습니다.

손흥민은 이날 아버지 손웅정 감독을 비롯해 함부르크 구단 스카우터 티스, 소속사 대표 장기영에게 식사를 대접하며 감사를 전했고 "유학을 가고 싶었는데 형편이 정말 안 좋았다. 그 때 유학을 보내주는 시스템이 있었는데 그 때 눈에 띄어서 독일에 가게 됐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손흥민은 "처음 독일에 왔을 때 계약을 하지 못할까봐 생각이 많았다"라며 "나에게 많은 시간을 쏟고 있는 부모님께 실망을 드릴까 걱정이 됐다"라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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