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전 콘센트부터 점검하는 이유
대기전력·과부하·배터리 화재 위험 차단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 짐을 챙기기 전에 먼저 살펴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집 안 곳곳에 꽂혀 있는 콘센트다. 며칠씩 집을 비우는 동안 쓰지 않는 전자제품이 플러그에 연결돼 있으면 대기전력이 새어나갈 뿐 아니라 화재 위험도 커진다.
한국전기안전공사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국내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화재는 8634건으로 전체 화재의 22.9%를 차지했다. 전기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372명, 재산 피해는 1701억 원에 달한다. 제품 노후나 먼지, 과부하가 겹치면 화재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휴가철처럼 집을 오래 비우는 시기일수록 출발 전 어떤 플러그를 빼야 하는지, 어떤 제품은 전원을 유지해야 하는지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
리튬배터리 충전 제품이 최우선

여행을 떠나기 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충전기가 꽂힌 배터리 제품이다.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전동공구처럼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은 충전이 끝난 뒤에도 오래 꽂아두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리튬이온 배터리로 인한 화재는 총 678건이었다. 2020년 98건이던 화재 건수는 2024년 117건으로 증가했다. 충전이 끝났는데도 플러그를 뽑지 않거나 외출·취침 중 오래 충전하는 습관은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거나 충전 중 평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제품은 즉시 사용을 멈춰야 한다. 출발 전에는 충전 중인 제품이 남아 있지 않은지 확인하고, 배터리 제품은 종이상자나 옷가지 같은 가연성 물질 가까이에 두지 않아야 한다.
주방 소형가전은 플러그까지 뽑기

커피머신, 전자레인지, 전기포트, 에어프라이어 같은 주방 소형가전은 전원 버튼을 꺼도 콘센트에 꽂혀 있으면 대기전력이 소모된다. 여행 기간 동안 쓸 일이 없다면 플러그를 완전히 빼두는 것이 낫다.
에어프라이어와 전기포트처럼 소비전력이 큰 제품은 멀티탭에 여러 기기와 함께 꽂지 않는 것이 좋다. 과부하로 인한 화재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에 기름때나 음식물 찌꺼기가 남은 제품은 사용 후 청소를 마쳐야 한다.
출발 전에는 냉장고처럼 계속 켜둬야 하는 제품을 제외하고 주방 소형가전의 플러그를 하나씩 빼두는 것이 안전하다. 전자레인지 안에 음식물이 남아 있지 않은지, 전기포트에 물이 담겨 있지 않은지도 함께 확인한다.
고데기는 사용 후 즉시 플러그 분리

고데기와 헤어드라이어는 여행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제품이다. 자동 전원 차단 기능이 있는 제품도 많지만 오래된 제품이나 센서가 고장 난 경우 제대로 꺼지지 않을 수 있다. 고데기는 짧은 시간에도 높은 온도로 올라가기 때문에 주변에 수건, 휴지, 화장품 포장재 같은 물건이 있으면 불이 옮겨붙을 위험이 크다.
사용 후에는 전원을 끄는 데서 멈추지 말고 플러그까지 뽑아야 한다. 열이 완전히 식지 않은 상태에서 서랍이나 가방 안에 넣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여행 가방에 고데기를 챙긴다면 충분히 식힌 뒤 내열 파우치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헤어드라이어 역시 사용 직후 바로 플러그를 뽑아야 한다. 세면대 근처에 물기가 많은 상태에서 콘센트에 꽂혀 있으면 누전 위험도 있다. 출발 전 욕실을 한 번 더 돌아보며 미용 가전 플러그가 모두 빠져 있는지 점검한다.
멀티탭 스위치도 내려두기

TV, 게임 콘솔, 컴퓨터, 셋톱박스는 전원을 꺼둔 뒤에도 대기전력이 소모될 수 있다. 여행 기간 동안 사용하지 않는다면 멀티탭 전원 스위치를 내려 불필요한 전원 연결을 끊는 것이 좋다. 다만 저장 장치가 달린 컴퓨터나 녹화 기능이 있는 셋톱박스는 전원을 끄기 전 종료 절차를 확인해야 한다.
세탁기와 건조기는 평소 플러그를 꽂아둔 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세탁물이나 건조물이 안에 남아 있지 않은지, 작동 중인 제품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건조기는 보풀과 먼지가 쌓이면 과열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사용 후 필터와 배기구 주변을 청소하는 것이 좋다.
냉장고, 냉동고, 김치냉장고는 안에 식품이 남아 있다면 플러그를 빼면 안 된다. 전원을 끄면 내부 온도가 올라가 식품이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냉동식품, 김치, 육류, 생선류가 들어 있다면 전원을 그대로 둬야 한다. 여행 기간이 길고 냉장고를 완전히 비운 경우에는 내부를 닦고 물기를 말린 뒤 문을 조금 열어두는 방법도 있다.
인터넷 공유기와 모뎀은 CCTV, IoT 가전, 도어록, 보안 장치와 연결돼 있다면 켜두는 편이 낫다. 이런 장치가 없다면 여행 기간에 맞춰 전원을 꺼둘 수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플러그뿐 아니라 수도 밸브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짐을 챙기기 전 전기와 물을 살펴두면 집을 비운 사이 생길 수 있는 사고를 줄일 수 있다.
